지는 해 '오세훈'과 뜨는 해 '문재인'

2012년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내년의 선거는 올해의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리 말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모든 정치적인 상황은 내년 선거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내년이라는 미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내년 선거를 앞두고 그 존재의 의미가 급속히 약화되는 사람과 그 반대로 그 의미가 급속히 부상하는 사람이 있다. 즉 내년 선거를 앞두고 현재 ‘지는 해’와 ‘뜨는 해’가 있는 것이다.

‘지는 해’는 누구인가? 나는 ‘지는 해’의 대표적인 정치인이 서울시장 오세훈이라 생각한다. 오세훈 시장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는 해’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가 민심을 저버리고 시대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시장에 처음 당선되었던 2006년 당시만 하더라도 오세훈 시장은 매우 좋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 잘 생긴 그의 외모처럼, 그가 투명성과 합리성을 갖고 서울시정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서울시장의 역할을 잘못 해석한 것 같다. 시정 운영에 있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시민들의 실생활과는 거리가 먼, ‘한강 르네상스’와 같은 화려한 전시 행정으로 시종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사회적 양극화의 결과 다른 무엇보다도 복지확대가 요구되는 시대에 이를 저지하는 선봉장이 되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복지 확대의 신호탄이 된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가 바로 그것이다.

그가 전시성 행정에 더해 시대 역행의 무상급식 반대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이를 통해 박근혜가 선점하고 있는 온건 보수에 맞서 수구 보수의 대변자로 대통령 후보로 나서고자 하는 정치적 야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의된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를 위한 그의 정치적 도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결과는 그가 원하는 대로 나올 것 같지 않다. 주민투표가 실패할 경우 그의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해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강행되는 주민투표라는 점에서 그것이 실패할 경우 그는 서울시장직을 당연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설사 주민투표가 성공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그로 인한 역풍과 이로 인한 한나라당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주민투표에서 이기든 지든, 그의 앞날은 험난할 뿐이다.

문재인, 관건은 '시대정신'

시대 역행의 오세훈이 ‘지는 해’라면, 내년 선거를 앞두고 그 존재가 급속히 부상하는 인사, 즉 ‘뜨는 해’가 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문재인 변호사가 바로 그다. 참여정부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몸을 담근 정치인도 아닌 그가 현재 왜 이렇게 ‘뜨는 해’가 되고 있나?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과정에서 그리고 그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과정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진정어린 행동이 국민들에게 깊은 신뢰를 심어준 결과가 아닌가 한다. 결코 외면적인 이미지나 말로 국민들을 속이지 않을 사람이라는 깊은 인상이 그것이다. 흔히 정치인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 중의 하나는 껍데기의 외면만으로 정치를 한다는 점이다. 물론 국민들이 이에 일시 현혹될 수는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결국 찾아내는 것은 그 내면에 깊은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이다.

물론 문재인 변호사가 현재 ‘뜨는 해’라 할지라도 아직 그의 앞에는 검증되고 확인되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 이를테면 그 하나는 그에 대한 기대가 야권통합이나 영남지역주의 타파의 기대와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가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줄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야권통합이나 영남지역주의 타파의 과제를 넘어 만일 그가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경우 이에 걸맞는 미래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 후자의 과제는 현재 우리 사회가 복지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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